어렸을 때 외할아버지가 해줬던 얘기야. (편의상 외증조할머니는 그냥 어머니라고 쓸게) 외할아버지는 산골에서 홀어머니 모시고 살았었어. 일제강점기였구, 광산에서 일을 하셨대. 그러다가 외할머니랑 결혼을 하면서 광산이 있는 읍내쪽으로 나와서 살게 된 거야. 홀어머니는 혼자 산골에 남아 계시구. 외할아버지가 살았던 곳이 어머니 계시는 데랑 걸어서 왕복 예닐곱시간 걸리는 거리였던가봐. 일주일에 한번 주급을 받았는데, 그게 쌀이었대. 쉬는날에 그 쌀을 짊어지고 어머니를 찾아가서 쌀 드리고, 집에 일 봐드리고 그날 다시 돌아오면 밤 늦게가 되는 거지. 보통 좀 해가 끝나기 전에 출발해서 날이 가기 전에 집에 도착했는데, 그러던 중에 어쩌다보니 어머니 댁에서 그날따라 늦게 출발하게 된거야. 자고 아침에 출발하면 출근..